

지난 7월 31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대해 피해자 1인당 10만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습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사건의 발단
이번 결정은 지난해 12월 소비자 50명이 제기한 집단분쟁조정에서 나왔습니다. 해커는 지난해 4월경부터 11월경까지 상당 기간 쿠팡 서버에서 정보를 빼냈고, 일부 고객에게는 유출 사실을 직접 알리는 이메일까지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같은 일반 정보뿐 아니라 배송지에 등록된 공동현관 비밀번호와 주문내역 등 사생활과 밀접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배상 결정의 근거
분쟁조정위원회는 두 가지를 핵심 근거로 들었습니다. 첫째, 유출 정보의 민감성이 높고 실제로 악용 정황이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둘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법원이 통상 10만원 안팎의 위자료를 인정해온 판례 경향입니다. 실제로 2016년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법원은 피해자 1인당 10만원의 배상 판결을 내린 바 있어, 이번 결정은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합니다.
배상은 현금 10만원 또는 쿠팡캐시 10만원 중 신청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서 쿠팡이 지급했던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에 대해서는 실제 사용 현황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도 이번 결정에 반영됐습니다.
파장은 얼마나 클까
이번 조정 결정은 신청인 50명에 한정되지만,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는 회원과 비회원을 합쳐 약 3,756만 명에 달합니다. 만약 이 결정이 전체 피해자에게 확대 적용될 경우 배상 규모는 최대 3조 7,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습니다.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6,247억원, 자체 보상 1조 6,850억원에 더해지는 금액이라 쿠팡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예상됩니다.
다만 쿠팡이 조정안을 반드시 수락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유사한 사고를 겪은 SK텔레콤도 분쟁조정위의 배상 결정을 거부한 전례가 있어, 쿠팡이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하며, 별도 의사표시가 없으면 수락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양측이 모두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법적 효력이 발생합니다.
마치며
이번 결정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소비자 분쟁조정 절차에서 처음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쿠팡의 최종 수용 여부와 향후 전체 피해자 대상 확대 적용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 남기기